팬심은 지갑을 여는 마음일까, 참여를 만드는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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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은 실물 음반 구매를 움직이는 동기이지만, 지출액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구매자 안의 동기와 시장 전체의 성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팬심은 지갑을 여는 마음일까, 참여를 만드는 마음일까의 FAN COMMUNITY 관련 대표 이미지

팬심은 흔히 ‘좋아하니까 산다’로 번역된다. 하지만 국내 음악 이용자 자료를 함께 보면 더 정확한 답은 이렇다. 팬심은 실물 음반 구매를 움직이는 동기이면서, 굿즈와 공연, 온라인 팬 플랫폼 같은 참여로 나타난다. 다만 그 비율을 곧바로 팬 전체의 지출이나 음악시장의 성장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실물 음반 구매에서 팬심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음악산업백서가 인용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서 실물 음반 구매자의 구매 이유는 ‘음악가에 대한 팬심’ 75.6%, ‘굿즈·포토카드 등 부가 구성’ 59.5%, ‘음악 감상 목적’ 12.1%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실물 음반을 음악을 듣는 매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팬심이 구매 동기가 되고, 음반에 포함된 구성품도 판단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12.1%라는 수치를 보고 구매자들이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이 조사는 구매 이유를 묻는 자료이지, 감상 여부나 팬의 감정 강도를 측정한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75.6%는 모든 팬 가운데 팬심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아니다. 실물 음반을 구매한 사람들 안에서 특정 구매 이유를 꼽은 비율이다. 숫자를 읽을 때 분모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팬심은 돈을 쓴 뒤에야 보이는가

‘2024 음악 이용자 조사’는 팬덤 활동을 굿즈 구매만으로 좁히지 않는다. 조사 항목에는 오프라인 공연·콘서트, 팬미팅·팬사인회, 공개방송, 음반·굿즈 구매, 온라인 팬카페·팬 플랫폼 활동, 온라인 공연, 온라인 음반·굿즈 구매가 포함된다.

이 구분은 팬심을 읽는 관점을 바꾼다. 같은 팬심이라도 구매로 표현될 수 있고, 오프라인 행사 참여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팬심을 ‘얼마를 썼는가’ 하나로만 판단하면 팬덤 활동의 일부만 보게 된다.

강한 팬심이 곧 시장 성장인가

2026년 5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개한 2025 한류백서 발간 자료는 음악 한류의 음반 판매량을 약 8,638만 장으로 제시하면서 전년보다 7.4% 감소했고 2년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백서는 소수 슈퍼팬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고 더 넓은 소비층을 확보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자료를 앞선 구매 이유 조사와 함께 보면 중요한 차이가 드러난다. 실물 음반 구매자 안에서 팬심이 주요 동기로 나타나는 것과, 음악시장 전체의 판매량이 계속 커지는 것은 서로 다른 질문이다. 기존 팬의 구매 동기가 강해도 전체 소비층이 넓어지지 않으면 시장 성장은 둔화할 수 있다.

팬심을 숫자로 볼 때 구분할 세 가지

  • 구매자 안의 동기와 팬 전체의 규모를 구분한다.
  • 지출과 참여를 구분한다. 굿즈 구매와 팬 플랫폼 활동은 같은 행동이 아니다.
  • 강한 팬층과 넓은 소비층을 구분한다. 한쪽의 크기가 다른 쪽의 성장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결국 팬심은 지갑을 여는 마음이면서, 그 지갑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 참여다. 확인된 자료가 보여주는 핵심은 ‘팬심이 있나 없나’가 아니라, 팬심이 어떤 행동으로 표현됐는지와 그 행동이 전체 시장을 대표하는지를 나누어 보는 일이다.

참고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