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꿈의 이름과 삶의 태도를 따로 묻는다
꿈꾸던 직업을 얻었는지와 꿈꾸던 어른이 되었는지는 같은 질문일까. 찾아보니 두 질문을 따로 놓고 생각해 볼 여지가 있었다.
찾아본 계기: 꿈꾸던 직업과 꿈꾸던 어른은 같을까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라는 질문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봤다. 그런데 답을 생각하려니 먼저 구분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지는 같은 질문일까.
이번에 확인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공개된 도서 추천 글이다. 책 전체를 읽은 감상이나 내 삶의 변화에 대한 체험담은 아니다. 추천 글이 소개하는 관점을 바탕으로, 이 질문에 답할 기준을 정리한 기록이다.
내가 내린 답은 이렇다. 꿈꾸던 어른이 되었는지는 꿈의 결과와 삶의 태도를 따로 살펴본 뒤 답하고 싶다. 직업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삶 전체에 실패라는 이름을 붙이지도, 태도만 괜찮으면 이루지 못한 꿈은 중요하지 않다고 넘기지도 않으려 한다. 이는 자료가 증명한 정답이 아니라, 자료를 읽고 내가 정한 판단 방식이다.
핵심 정리: 어른다움을 하나의 도착점으로 보지 않기
《어른 이후의 어른》의 사서 추천 글은 나이와 직업, 소득, 결혼과 가정 같은 조건을 갖추면 어른이 되는지를 묻는다. 서로 다른 성장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만의 어른다움’을 정의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어른이 되는 것을 인생의 최종 도착점으로 보지 않는 관점을 전한다.
여기서 가져온 질문은 ‘조건을 얼마나 갖췄나’보다 ‘내가 바라던 어른의 모습은 무엇이었나’이다. 다만 이 추천 글이 특정 조건은 필요 없다거나, 누구나 이미 충분한 어른이라고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쓸모 인류》의 사서 추천 글은 다른 쪽을 비춘다. 직장을 그만둔 뒤 자신의 쓸모를 고민하던 저자가 이웃 빈센트의 일상을 보며 어른의 쓸모를 발견하는 이야기다. 집을 꾸미고 요리하는 일상,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와 생활 방식,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고 소개한다.
두 소개를 함께 읽으니 직함 밖의 생활도 질문에 포함하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사람의 가치를 얼마나 쓸모 있는지로 점수 매기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만든 질문표: 무엇이 달라졌는지 나눠 보기
아래는 공식 평가표가 아니라, 두 추천 글의 관점을 바탕으로 내가 만든 생각 정리표다. 행동의 효과를 보장하는 요령이 아니라 답을 구체화하기 위한 질문이다.
| 구분 | 스스로에게 묻는 말 | 구분하려는 것 |
|---|---|---|
| 꿈의 결과 | 바라던 직업이나 생활 모습은 무엇이었나? | 실제로 이루고 싶었던 목표 |
| 어른의 태도 | 그 모습의 어떤 점을 닮고 싶었나? | 목표에 담아 두었던 가치 |
| 지금의 일상 | 현재의 관계와 생활에는 그 가치가 어떻게 드러나나? | 바람과 실제 모습 사이의 차이 |
첫 추천 글에서는 어른다움을 스스로 정의한다는 관점을, 둘째에서는 관계와 생활을 돌아본다는 관점을 가져왔다. 목표를 태도로 바꿔치기하지 않으면서도, 목표 하나로 자신을 전부 설명하지 않기 위해 나눈 것이다.
가상 예시: 꿈꾸던 직업을 갖지 못했다면
어릴 때 요리사를 꿈꿨지만 지금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한다. 그 꿈에는 ‘요리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바람과 ‘누군가를 정성껏 대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함께 있었다고 해 보자. 현재는 가까운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는 설정이다. 실제 인물이나 체험은 아니다.
이 경우 직업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는 답이 맞다. 그러나 대접하는 태도까지 사라졌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 《쓸모 인류》 추천 글이 요리 같은 일상과 생활 태도를 돌아보도록 소개한다는 점에서 가져온 적용이다. 음식을 만든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어른이라고 판정할 근거는 없다.
반대로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이 전문 요리사로 일하는 일 자체였다면 판단이 달라진다. 일상에서 요리한다는 이유로 ‘이미 꿈을 이뤘다’고 대신 결론 내릴 수 없다. 꿈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어른다움을 정의한다는 첫 추천 글의 관점도, 당사자의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방향으로 읽었다.
이렇게 나누면 이루지 못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남아 있는 것까지 지워 버리지는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더 궁금해서 찾아본 내용: 누구를 위한 질문인가
《어른 이후의 어른》 추천 글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히 삶의 중반을 지나는 40·50대에게 책을 권한다. 어른다움을 묻는 일이 막 성인이 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질문으로 소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눈에 남았다.
다만 두 자료는 도서 추천 글이다. 한국의 어른들이 얼마나 만족하며 사는지 보여 주는 조사도, 독자 개인의 성숙도를 판정하는 기준도 아니다.
그래서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에 대한 답을 남에게서 빌려오지는 않기로 한다. 대신 질문을 조금 더 정확하게 적어 둔다. 꿈의 어떤 부분은 이루지 못했고, 어떤 부분은 지금의 생활에 남아 있는가. 내게는 막연한 합격과 불합격보다, 그 차이를 설명하는 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