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 seasons, and you: 사계절을 날짜가 아닌 기준으로 읽는 법
‘지금은 어느 계절인가’라는 질문에는 날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계절을 판단하는 기온 기준과 그 기준이 적용되는 지역 범위를 함께 봐야 한다.
사계절을 묻는 가장 쉬운 답은 달력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계절인가’에 답하려면 달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상청은 계절의 시작을 특정 날짜가 아니라 일평균기온이 일정한 기준을 넘은 뒤 다시 되돌아가지 않는 시점으로 판단한다. 계절을 읽는 핵심은 몇 월인지보다 어떤 기준과 어느 지역을 보고 있는지에 있다.
계절의 시작은 따뜻하거나 차가운 하루가 아니다
기상청의 계절 구분에 따르면 봄은 일평균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이다. 여름은 20℃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 가을은 20℃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겨울은 5℃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로 정의한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다시’다. 하루 따뜻했다고 봄이 시작되는 것도, 하루 선선했다고 가을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한 번의 체감이나 기록보다 온도가 일정 방향으로 이어지는지를 본다. 이 기준을 알면 오늘의 날씨와 기후학적으로 판정된 계절을 같은 것으로 섣불리 섞지 않게 된다.
같은 계절이라는 말이 두 기준을 가리킨다
계절별 기후 통계는 봄을 3월부터 5월까지, 여름을 6월부터 8월까지, 가을을 9월부터 11월까지, 겨울을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묶어 집계한다. 반면 계절관측은 앞서 본 일평균기온의 기준과 지속 조건으로 계절의 시작을 정한다. 두 방식은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답하려는 질문이 다르다.
월별 통계는 기간을 비교하기에 알맞고, 기온 기준은 계절이 실제로 넘어가는 시점을 설명하기에 알맞다. 따라서 ‘여름은 6월에 시작한다’처럼 한 문장으로 단정하기보다, 통계 집계기간인지 기온으로 판정한 시작일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한국기후표는 전자의 기준을, 기상청의 계절 구분 자료는 후자의 기준을 보여준다.
한국의 평균 사계절은 네 조각으로 똑같이 나뉘지 않는다
기상청이 1991~2020년 기후평년값을 바탕으로 서울·인천·대구·부산·강릉·목포 6개 지점의 평균을 낸 기후적 계절은 다음과 같다.
- 봄: 3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91일
- 여름: 5월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118일
- 가을: 9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69일
- 겨울: 12월 4일부터 다음 해 2월 28일까지, 87일
이 수치는 한국의 모든 장소에서 같은 날 계절이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6개 지점의 평균이므로, 특정 지역의 실제 계절 전환일로 그대로 읽을 수 없다. 대신 사계절이 달력 위에 똑같은 크기의 네 칸으로 놓인다는 생각이 기후평년값과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당신의 계절’을 묻기 전에 확인할 것
‘당신의 계절’이라는 말에 답하려면 두 가지를 분리해야 한다. 첫째는 판단 기준이다. 계절이 시작된 날을 알고 싶은지, 일정한 월 범위의 기후를 비교하고 싶은지에 따라 사용할 자료가 달라진다. 둘째는 자료의 범위다. 전국을 대표하는 6개 지점 평균을 보는지, 특정 지역의 상황을 보는지에 따라 같은 날짜를 개인의 계절로 옮기는 방식이 달라진다.
기준기간도 고정된 배경이 아니다. 기상청은 19812010년과 19912020년을 비교하면서 봄을 87일에서 91일로, 여름을 114일에서 118일로, 가을을 70일에서 69일로, 겨울을 94일에서 87일로 제시한다. 계절의 길이를 말할 때 기준기간을 함께 밝혀야 하는 이유다. 숫자만 떼어내면 같은 ‘봄’과 ‘겨울’이 언제의 평균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결국 사계절과 당신 사이에 필요한 것은 임의의 날짜 하나가 아니다. 어떤 온도 기준을 적용했는지, 어느 기간의 평균인지, 어느 지역을 대표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사계절은 네 이름을 갖고 있지만 네 칸짜리 달력은 아니다. 기준을 함께 읽을 때 계절은 막연한 분위기가 아니라, 현재의 날씨와 장기적인 기후를 구분해 이해하게 하는 정보가 된다.